



유키요 카오루 / ゆきよ かおる / Yukiyo Kaoru



15
148cm / 42kg


여성
일본
4월 27일 / A형

축지법縮地法

축지법, 말 그대로 땅을 접어 달리는 방법이다.
* 공간이라는 것은 휠 수도 있고, 말 수도 있고, 접거나 구멍을 뚫을 수도 있는, 마치 종이접기와 같은 것이다. 시전자는 공간을 머릿속으로 접어 그 곳으로 한 걸음에 그곳으로 이동한다. (순간이동과는 조금 다르다.)
* 기본적으로 시야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공간을 접어 달릴 수 있으며, 이미 한 번 가보거나 명확히 보이는 곳이라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벽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가고자 하는 공간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축지에 성공하나, 가 본 적 없는 건물 등을 통과하는 일은 실패 확률이 좀 더 높다.
* 도착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음에도 도착지가 시전자의 반경 50m를 넘는 곳이라면 실패 확률이 성공 확률보다 월등히 높다. 거의 할 수 없다고 보는 게 좋다.
* 토끼가 뜀을 하듯 짧은 거리를 여러 번 접어 달리는 것이 안전하게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이며, 그마저도 한 번에 연속해서 많이 사용하면 힘에 겨워한다. 평균 열 번 정도의 축지 이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 능력의 실패 시, 시전자는 그 반동으로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반대방향으로 크게 튕겨져 나간다. 그 과정에서 외상을 입을 수 있다.

소녀는 맑게 웃었다. 천진한 그 웃음이 당신의 눈을 사로잡았다.
단정하게 틀어 올린 검은 머리카락은 일본인의 그것이더라. 빛 한 줌 스미지 않을 것 같은 새카만 머리카락에 유일하게 색채라고는 그 머리칼을 동그랗게 말아 고정하고 있는 연보랏빛 산호비녀 하나 뿐, 외에 다른 머리 장식은 없다. 어린 소녀에게 꼭 알맞은 단정한 산호비녀는 소녀가 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그 끝에 달린 술을 졸랑졸랑 흔들었다.
동양인 특유의 다갈색 눈이 품은 것은 다정이리라. 그 꼬리가 축 처져 매서운 이미지는 결단코 아니거니와 외려 웃는 모양대로 접히는 모습이 꼭 예쁜 눈이었다. 쌍꺼풀 없는 동그란 눈은 그 눈매가 짙지 않다. 아직은 아이다움을 간직한 모습이라고 해 두자. 화장기 하나 없는 허연 피부와 모나지 않게 솟은 코, 동그란 콧방울이 꽃봉오리마냥 때때로 붉다. 분홍빛 연지를 바른 입술만이 소녀가 제 얼굴에 하는 작은 유희거리에 속했다. 한 폭 그림처럼 앉아있는 단정한 얼굴 옆, 둥근 귓바퀴 아래 달린 청색의 귀걸이는 어쩌면 화가의 붓이 실수로 찍어낸 물감마냥 조금 이질적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시도 빼놓는 일은 없다.
붉은 기모노는 소녀의 몸을 가져다 재단한 것 마냥 꼭 맞았다. 어쩌면 기모노에 소녀를 맞춰 넣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편할 법도 한 그 복식에도 싫은 내색 않는 것이, 이제는 제 몸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발목까지 내려온 옷자락 아래로 분홍색 꽃신이 보였다. 발을 죄는 신에도 소녀의 발걸음은 마냥 가벼웠다. 가벼울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것들 다 들어줄게
투정 부려도 다 받아줄게
쓰리고 아픈 기억, 내가 다
포근히 감싸 안을게
내가 지켜줄게
/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 내게 털어놓을래요? ”
[ 속 깊은 / 위로가 되는 / 당신의 옆에 언제나 ]
"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괜찮아질 거예요. "
[ 진심을 다한 위로 / 정 깊은 / 포근한 / 다정한 / 희망적인 ]
" 무서운가요? 내가 옆에 있잖아요. 자, 웃어주세요. "
[ 활짝 웃는 / 기운을 주는 / 손을 내미는 / 힘이 되어주는 ]
" 함께 춤을 추면, 같은 꿈을 꿀 수 있을 거예요. "
[ 낙관적인? / 모르는 체 하는? / 이상적인? ]
공들여 감춰놓은 약점을
짓궂게 찾아내고 싶진 않아요
그저 적당히 속으면 그만
/ 아이유, 안경
“ 저에 대해 무얼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세요. ”
[ 부드러운 / 순수한 / 단순한 / 한 철 봄꽃 같은 ]
“ 죄송하지만, 깊이 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
[ 얕은 관계 지향 / 선이 분명한 / 부드러운 거절 / 나서지 않는 ]
“ 그러니 기꺼이 속아 넘어가 드릴게요. 한낮의 꽃처럼 웃어 드릴게요. ”
[ 아둔한 체 / 고개 숙인 / 눈을 감은 / 귀를 닫은 / 웃음을 두른 / 꽃과 같은 ]
" 그래, 아둔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 "
[ 주제를 아는 / 자기 세상이 확실한 / 판단이 정확한 ]

:: 가족 ::
어머니, 아버지, 위로 언니 한 명.
나는 늦둥이예요.
정정하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신지 3년.
다정하시던 아버지가 가문을 등진 지도 3년.
몸 약한 언니가 방문 밖으로 나오지 않은 지는 더 오래 되었어요.
대궐같은 집에서 가주 자리에 오를 사람은, 저 하나 뿐이었어요.
정통성이라는게 그렇대요.
:: 언니 ::
우리 언니, 유키요 유리예요.
나 보다 두 살이 더 많지요.
몸이 많이 아파서 방 밖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아요.
그래도 가끔 내가 찾아가면 반갑게 웃으며 반겨 준답니다.
원래대로라면 우리 언니가 가주가 되어야 할텐데,
언니는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아요.
어르신들 말로는, 오늘내일 한대요.
내 빠른 발로도 따라잡지 못할 길을 가게 될 거래요.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 가게 두진 않을 거예요.
따라 잡을 생각이에요.
:: 가주 ::
우리 집안은 대대로 여성의 지위가 높아요.
결혼할 사내는 반드시 밖에서 안으로 데려와야만 하고,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반드시 분가를 시키지요.
어릴 때까지는 분명
당주까지는 바란 적 없고,
가주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가주였던 어머니의 뒤를 이어
나는 3년 전에 정식으로 가주가 되었답니다.
그러니까 나는 얌전하고, 예의바르고, 언제나 웃어야만 해요.
열다섯 살 짜리 가주라고 무시받으면 안 되잖아요?
나도 한 사람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는걸요.
너무 걱정 마세요.
친척 어르신들이 많이 도와주시거든요.
:: 취미 ::
나는 꽃꽂이를 배워요.
매 주 주말에, 해가 지기 직전까지.
내가 나고 자란 이 집안의 가주가 되기 위해서
꼭 갖춰야 할 교양이자 덕목이래요.
이제는 꽤 잘 할 수 있어요.
아주 오래, 배웠거든요.
혼자서도 열심히 노력했어요.
:: 기모노 ::
답답하냐고요?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내게 내려진 가주라는 이름에 걸맞는 옷이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나는 한 걸음에도 천리를 갈 수 있으니,
불편할 이유가 없지요.
:: 좋아하는 것 ::
달콤한 디저트도 좋아하고요,
부드러운 카스테라는 더 좋아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근심없이 웃는 얼굴이랍니다.
:: 싫어하는 것 ::
쓰디 쓴 탕약, 맛없는 음식들.
매운 음식도 나는 못 먹겠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싫은 건,
높아지는 언성과 찌푸린 얼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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